제8회 전국학생코딩대회 본선을 다녀왔습니다. 평소 문제를 이해하는 능력도 좋고, 스스로 코드를 만들어 내는 실력도 충분한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을 대회에 보내면서도 저는 늘 마음 한편이 걱정스럽습니다.

“과연 아이들이 대회장에서 평소 실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을까?”

제가 걱정하는 것은 코딩 문제만이 아닙니다. 익숙한 교실을 벗어나면, 알고 있는 것을 자신의 힘으로 끝까지 해내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 더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대회장에서는 생각지 못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낯선 장소, 많은 참가자,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 대회장은 평소 학원에서 수업할 때와는 전혀 다른 환경입니다. 대회가 시작되고 나면 그 안에서도 여러 상황이 벌어집니다.

열심히 만들던 작품이 갑자기 사라져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가 있습니다. 컴퓨터가 말썽을 일으켜 감독관님이 문제를 해결하느라 주변이 어수선해지기도 합니다. 작업 내용을 저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컴퓨터가 멈춰, 그동안 만든 것을 잃고 당황하는 모습도 보게 됩니다.

누군가는 도움을 요청하고, 누군가는 마음을 추스르느라 애를 씁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대회 시간은 계속 흘러갑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런 상황 속에서 자신의 작품으로 다시 집중을 돌려야 합니다.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물며 아직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어려울까요. 평소에는 척척 해결하던 문제에서 막히고, 충분히 알고 있던 코드가 갑자기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마음은 조급해지고, 작은 오류 하나에 매달리다 보면 정작 중요한 부분을 놓치기도 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코딩을 잘하는 것과 대회에서 그 실력을 발휘하는 것 사이에는 따로 연습해야 할 과정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운 것을 알고 있는 힘, 낯선 상황에서도 꺼내 쓰는 힘.

아이들이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려면 두 가지를 함께 길러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코딩 문제와 함께 연습해야 할 다섯 가지

그동안 아이들에게 코딩 문법과 알고리즘을 가르치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연습을 시켜 왔습니다. 이 기초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다만 대회를 경험할수록, 코딩 실력과 함께 준비해야 할 것들이 더 분명하게 보입니다.

1. 흐트러져도 다시 돌아오는 집중력

조용하고 익숙한 교실에서는 조금 더 편안하게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대회장에서는 주변의 소리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마음이 흔들릴 수 있지요. 그때 자신이 하던 일을 확인하고, 다음 한 단계로 돌아오는 힘이 필요합니다.

옆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아무 감정을 느끼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잠깐 놀라거나 집중이 흐트러졌더라도,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다시 찾는 연습을 함께 하려 합니다.

2. 완성까지 생각하는 시간 관리

한 부분을 완벽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에 시간을 너무 많이 쓰면, 정작 작품 전체를 완성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기능을 먼저 만들지, 어디까지 구현한 뒤 남은 시간을 점검할지 판단해야 합니다.

작은 오류를 계속 붙잡을지, 우선 다른 부분을 완성하고 돌아올지도 선택해야 합니다. 남은 시간 안에서 중요한 것부터 해내는 일 역시 문제 해결의 일부입니다.

3. 다음 행동을 스스로 결정하는 판단

학원에서는 막히면 선생님에게 질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회장에서는 선생님이 옆에서 풀이의 방향을 알려줄 수 없습니다. 어떤 방법을 쓸지, 오류가 생기면 무엇부터 확인할지, 계획을 바꿔야 할지 아이가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정답을 곧바로 찾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확인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살펴보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선생님의 다음 지시를 기다리는 시간을 조금씩 자신의 판단으로 채워 가는 것이지요.

4.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습관

컴퓨터가 멈추거나 작업 내용이 사라지면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평소 작업 내용을 수시로 저장하는 습관, 문제가 생겼을 때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순서도 함께 익혀야 합니다.

스스로 판단한다는 것이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장비 문제처럼 도움을 요청해야 할 상황에서는 대회 안내에 따라 감독관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것도 필요한 대처입니다.

5. 실수 뒤에도 다시 시작하는 마음

생각처럼 되지 않는 순간에 당황하지 않기는 어렵습니다. 실수했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마음을 가다듬고,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다시 시작하는 힘이 중요합니다.

어쩌면 어린아이들에게는 코딩 문제 하나를 해결하는 것보다 이 일이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긴장한 마음을 탓하기보다, 다시 자신의 일로 돌아오는 방법을 함께 연습하고 싶습니다.

대회가 끝난 뒤, 제가 묻고 싶은 질문도 달라졌습니다

대회가 끝나면 흔히 “잘했어?”, “몇 문제 풀었어?”, “상 받을 것 같아?”라고 묻습니다. 물론 결과도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오랫동안 노력한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저 역시 누구보다 바랍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결과에 이르는 과정도 묻고 싶어졌습니다. 가장 당황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그때 무엇부터 해 보았는지, 다시 도전한다면 어떤 준비를 하고 싶은지 말입니다.

집중력과 시간 관리, 독립적인 판단과 대처 능력은 코딩대회에서만 필요한 힘이 아닙니다. 앞으로 시험을 치르고 어려운 과제를 만나거나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할 때도 아이들이 써야 할 능력입니다.

문제를 더 푸는 것과 함께, 실력을 발휘하는 연습을 하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대회를 준비할 때는 코딩 문제를 더 많이 푸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으려 합니다. 낯선 환경을 가정해 제한 시간 안에 작품을 완성하고, 남은 시간을 확인하며 우선순위를 정하는 연습을 함께 하겠습니다.

중간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겨도 무엇을 확인하고 어떻게 도움을 요청할지 생각해 보려 합니다. 작업 내용을 저장하고, 꼭 필요한 기능부터 완성한 뒤 점검하는 과정까지 수업 안에서 경험하도록 하고 싶습니다.

코딩을 잘하는 아이가 자신의 실력을 스스로 발휘할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요.

이번 전국학생코딩대회에 참가한 우리 아이들 모두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결과와 함께, 낯선 대회장에서 끝까지 자신의 힘으로 도전한 과정도 오래 기억했으면 합니다.

저 역시 이번 대회를 통해 아이들에게 무엇을 더 가르쳐야 할지 배우고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만큼 선생님도 함께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머스트컴퓨터학원은 앞으로도 아이들의 코딩 실력과 함께,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끝까지 해결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을 이어가겠습니다.

배우고, 생각하고, 스스로 해결하는 힘을 함께 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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